2019. 6. 14. 20:30ㆍ게임 정보
가끔씩 듣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누가 봐도 실패한 게임도 있지만,평가는 안 좋은데 사업적 성과가 좋은 게임도 있어서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망겜이란 단어에 여러 의미가 함축돼 있기도 하고, 사람에 따라 망겜을 서로 다른 의미로 쓰기도 합니다. 게임 기자 시절 때부터 지금까지 참조해온 기준을 이번 시간을 통해 정리해두려 합니다. 흥미 삼아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먼저 반론의 여지가 없는 망겜부터 살펴보면, 평가도 안 좋고 사업적으로도 완전히 실패한 사례 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매출을 거두기 전에 서비스 종료를 일찍 선언한 온라인 게임, 누가 봐도 너무 적게 팔린 패키지 게임에 여기에 해당됩니다. 서든어택2를 빼놓을 수 없겠습니다. 사업적으로는 24일 만에 서비스 종료 결정을 내리면서 성과를 전혀 못 거뒀으며, 평가 면에서는 ▲ 기대 이하의 그래픽 ▲ 페이 투 윈 상품 때문에 매우 불공정하게 돌아가는 대결 ▲ 어시스트 점수조차 없어서 일부 숙련자만 재미를 볼 수 있는 게임성으로 크게 비판받았습니다. 여담으로 일부 일반 매체는 선정성 높은 여캐가 가장 큰 문제였다는 식으로 기사를 쓰던데, 그건 헛소리입니다. 여캐로 매출을 거둔 게임이 얼마나 많은데, 또한 그 논리가 진짜라면 동시대에 디바ㆍ메르시ㆍ트레이서ㆍ위도우 메이커를 갖춘 오버워치가 흥행했을 리가 없겠습니다. 그런 고로 서든어택2는 여캐 때문에 망한 게 아니라, 그만한 여캐로도 커버 못 칠 정도로 형편없는 게임성을 갖춰서 망한 거라 해석하는 게 옳습니다.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망겜이라 불리는 사례도 있습니다. 바로 존재감을 못 느낄 정도로 낮은 성적을 거둔 게임입니다. 이건 1번 사례에 비하면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낮은 성적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따라 판단을 달리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① 손익분기점을 못 넘길 만큼 낮은 성적 ② 게임사 스스로 부진을 인정할 정도로 낮은 성적이라면 망겜이라 단언해도 됩니다. 다만 손익분기점을 명확하게 공개하는 게임이 거의 없으며, 회사는 보통 부진을 인정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①, ② 기준으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③ 매칭이 안 잡힐 정도로 동접자 수가 적거나 PC방 점유율 순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냐 (온라인 게임 기준) ④ iOS, 구글 매출 순위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졌냐(모바일 게임 기준)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기준을 빡빡하게 잡으면 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동접자수나 PC방 점유율은 낮은데 매출은 높은 온라인 게임 ▲ 평소에는 낮은 매출 순위를 기록하다 한정 상품을 낼 때마다 급등하는 모바일 게임 ▲ 유료 앱이라서 매출이 적을 수밖에 없는 모바일 게임 ▲ 국내 성적은 시원찮은데 해외 성적은 좋은 게임 등등의 예외가 있기 때문입니다.

출시 직후 성적은 꽤나 좋았는데 나중에 쭉 내려간 사례들도 망겜 취급을 받습니다. 인기가 빨리 식었다는 것은 팬들마저 등 돌릴 만큼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는 뜻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듀랑고는 출시 전에는 컨셉이 신선해 보인다며 많은 관심을 받았고요. 출시 직후 매출 순위 5위를 찍을 만큼 괜찮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러나 심각한 서버 문제, 게임에서도 일을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노가다와 분업을 강요하는 게임성, 건물이든 도구든 내구도가 빨리 떨어져 허무한 기분을 안기는 단점 때문에 인기가 확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이후 나름대로 개선 패치를 하고 있습니다만, 이미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관심이 식은지 오래라서 주목할만한 성과를 못 내고 있습니다. 올해 1월 매출 순위가 257위에서 147위로 올라갔다며 띄워주는 기사가 나온 적은 있습니다. 게다가 5월 15일 기준으로 매출순위 268위를 기록했으며, 6년 개발한 게임이 주저앉았다면 망겜이라 불릴만합니다. 그나마 5월 17일 10개 언어로 글로벌 서비스를 개시했다는데... 여기서 얼마나 좋은 모습을 보여주냐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습니다. 이제라도 개발팀이 정신 차리고 실질적으로 재미난 콘텐츠를 제공해줬으면 합니다. 단, 내리막길을 탄 모든 게임을 망겜으로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개발 기간이 짧은 게임은 초기 성적만으로 손익 분기점을 돌파하고 후속작 개발비까지 뽑아냈을 수도 있으니까요. 예전보다는 훨씬 못하지만 여전히 무시 못 할 성적을 유지하는 게임도 있고요.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2018년 핵 문제 때문에 하락세를 찍은 배틀그라운드가 있습니다. 일일 최고 동접자 수가 323만 명에서 100만 이하로 줄어들었고 스팀 동접자수 1위를 빼앗겼지만, 사업적 관점으로는 여전히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면 저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게임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이런 건 무리하게 망겜이란 키워드를 쓰는 대신, 유저들의 불만 사항을 정리하거나 예전 성적과 비교하며 문제를 짚는 방향으로 글을 쓰는 편이 낫답니다. 이렇게해서 망겜 종류에 대해서 몇가지 살펴봤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망겜이 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게이머 분들이 재미난 게임을 더 많이 플레이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망겜 조사하느라 고통받을 일이 줄어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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