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어짜면 장땡? NO! 시간과 예산이 더 필요한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자

2019. 6. 16. 20:30게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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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해본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대사입니다. 시간과 예산이 부족해서 계획한 만큼 결과를 내지 못한 사례가 수두룩하기 때문입니다. 게임업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개발 일정을 너무 촉박하게 잡아서 아쉬움을 남긴 사례도 있고요. 갓겜이라 하더라도 시간과 예산이 부족해서 옥에 티를 남긴 사례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시간과 예산을 더 주어졌다면 더 좋았겠다 싶은 게임을 다루려 합니다.

먼저 슈퍼로봇대전T입니다. 슈퍼로봇대전 판권작 시리즈는 일본 인기 로봇 만화의 캐릭터와 기체가 총출동하는 턴제 RPG입니다. 저작권이 꽤나 복잡하게 엮여 있어서 한글화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했지만, 2017년작 슈퍼로봇대전V부터 한글화를 해줘서 게이머들한테 큰 기쁨을 안겨줬습니다. 이후 2018년작 슈퍼로봇대전X를 거쳐 2019년에 슈퍼로봇대전 T라는 신작을 선보였는데요. 후속작답게 나아진 점도 있지만 개발 기간이 짧아서인지 아쉬운 점도 남겼습니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단순한 스탠딩 일러스트와 대사 박스로 스토리를 연출하지 않고, 상황에 어울리는 특별 일러스트를 많이 넣어줬습니다.특정 출연작만 지나치게 부각해준 슈로대X의 단점을 많이 줄여줬습니다.  서로 다른 작품의 캐릭터들을 적절한 테마로 묶어 유기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으며. 실제로 슈로대 시리즈에 단골 출연한 건담의 아무로ㆍ겟타의 료마ㆍ마징가의 코우지를 오랜 전우로 묶어줘서 대화 씬을 좀 더 재미나게 꾸며줬습니다. 또한 복수심에 불타는 GUN X SWORD의 반과 기동전함 나데시코 극장판 아키토를 묶어주기도 하며, 복수심을 초월하여 성숙해진 기동무투전 G건담 도몬이 두 사람을 도와주도록 설정하여 매끄러운 전개를 실현했습니다.그리고  V, X에서 캐릭터한테 고급 스킬을 달아주려면 스킬 트리를 뚫어줘야 했습니다. 하지만 T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스킬을 자유롭게 배울 수 있고요. 가장 고급스러운 스킬 또한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뚫립니다. 슈로대X부터 도입된 숙련자 난이도를 계승했는지라, V만큼 지나치게 쉽지는 않습니다. 적어도 육성을 열심히 해뒀는데 게임이 너무 쉬워서 허무함을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그리고 비전투형 캐릭터를 서포터로 참전시켜줘서요. 순간적으로 버프를 걸어 단숨에 적을 초토화하기 편해졌습니다. 신규 연출 중에서는 성전사 단바인 주인공 쇼의 후속 기체 '벨빈'의 하이퍼 오라베기 피니시 연출과 카우보이 비밥 연출이 괜찮습니다. 컷신 퀄리티만 따진다면 레이어스도 볼만합니다. 기체 움직임이 정적인 편이지만 장점이 뚜렷해서 나쁘진 않았어요

그 외 장갑기병 보톰즈의 스코프독 TC LRC, 낙원 추방의 뉴아한, 건X소드, 연출이 약간 강화된 건담 등등도 볼만합니다.

다만, 이 게임엔 단점도 있기 마련이였는데, 슈로대 V, 슈로대 X에 등장했던 로봇이 이번에도 많이 나옵니다. 새로운 기체, 새로운 전투씬을 원하는 분들이라면 아쉬워할 문제였습니다. 물론 이건 역대 슈로대 시리즈에서도 나타났던 문제이고, 인기작이 계속 나와주길 원하는 분도 계신지라 어쩔 수 없긴 합니다만, 1년에 하나씩 후속작을 찍어내다 보니 훨씬 더 심각하게 와닿아서요. 불만이 나올만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전사 단바인 주인공이 타는 벨빈, 카우보이 비밥의 소드 피시II 등 볼만한 연출을 갖춘 기체도 있습니다. 레이어스는 컷신을 괜찮게 뽑았으며, 모든 기체의 연출이 수준 이하로 나온 건 절대 아닙니다. 다만 슈로대V의 야마토, 마징가 제로급 연출을 보여주지는 못했으며, 로봇이 적을 타격하는 모션을 충분히 보여주기보다는 캐릭터와 로봇 컷신을 강조하는 경향을 종종 보여줘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무엇보다 인기 로봇 가오가이가의 연출을 너무 성의 없이 만든 게 아쉬웠습니다. 디바이딩 드라이버 사용 후 스톱모션처럼 툭툭 끊어지는 타격 모션을 보여줬고요. 궁극기인 해머 헬 앤 헤븐을 쓸 때 골디언 해머와의 도킹 장면을 간소화했기 때문입니다.  마징가 Z와 그레이트 마징가는 뻣뻣한 움직임을 보여줘서 비판 받았습니다. 그나마 마징가Z의 초광자력 로켓 펀치는 볼만합니다만 나머지 기술은 다른 기체보다 밋밋해요. 설정 상 전작 마징가 제로만큼 압도적인 연출을 보여주는 건 어렵겠지만, 무성의한 연출까지 넣어둔 건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실제로 마징가 Z 인피니티는 자잘한 기술은 물론 대차륜 로켓 펀치 같은 굵직한 기술도 재현하지 않았으며, 기동무투전 G건담 또한 갓 건담의 초급패왕전영탄ㆍ갓 슬래시 타이푼ㆍ석파 러브러브 천경권, 노벨 건담과의 합체기 더블 갓 핑거를 구현 안 했답니다.

아틀리에 시리즈는 연금술사의 모험을 다룬 RPG입니다. 온갖 재료를 조합하여 효력이 뛰어난 아이템을 만들어내고, 강력한 폭탄과 동료 캐릭터의 능력을 활용해 전투를 풀어나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 작품도 1년 단위로 후속작을 내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 Plus가 괜찮은 평가를 받았으며, 소피의 아틀리에, 리디&수르의 아틀리에는 단점은 있지만 입문용으로 플레이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한글판 중에서는 에스카&로지의 아틀리에가 좋은 평가를 받았고, 소피와 리디&수르는 입문용으로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초기 버그가 심하다든지, 피리스의 아틀리에에서 프레임 드랍 문제를 일으킨다든지 말입니다.  그래픽도 더 많이 개선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2010년 토토리의 아틀리에를 출시할 때는 당시 기준으로 꽤나 괜찮은 그래픽을 보여줬고, 후속작을 내면서 약간씩 발전하고는 있지만, 2010년작 토토리의 아틀리에. 당시 기준으로는 꽤나 괜찮은 그래픽을 보여줬습니다.

2016년작 피리스의 아틀리에와 2017년작 리디&수르의 아틀리에는 예전에 비해 그래픽이 획기적으로 나아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신작 루루아의 아틀리에는 이전 작품에 비해 3D 그래픽이 좀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튕김 문제와 버그 때문에 세이브를 자주 해줘야 한다는 평가가 보이였답니다.개인적으로는 이 시리즈가 앞으로도 쭉 이어졌으면 합니다. 소녀 연금술사들을 조작해서 뭔가를 만들어내고 모험을 하는 컨셉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요. 비교적 분위기가 평화로워서 편안한 마음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좀 더 여유를 두고 착실히 개발해줬으면 좋겠는데... 개발 부서를 운영하는 코에이 테크모가 그래줄지 모르겠습니다. 이래저래 걱정이 됩니다. 

그럼 사례 소개는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가능하면 더 많은 게임사들이 개발진한테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줬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는 1년 단위가 아닌 2년 단위로 신작을 내기로 결정한 뒤 더 나은 평가를 받았으니까요. 개발 기간을 촉박하게 잡는 게임사는 다시 한 번 더 생각을 해줬으면 좋겠네요. 게임사를 위해서든 소비자를 위해서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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