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된지 2년이 된 드리프트 걸즈를 알아봤습니다.

2019. 7. 14. 20:30게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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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리프트 걸즈가 서비스 종료를 한 지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한 때 현질까지 해가며 열심히 했던 게임이기에 아직도 아쉽습니다. 물론 요즘 현란한 그래픽과 게임성을 자랑하는 신규 게임들과 비교하면 옛스러운 게임은 맞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매력이 분명했던 게임이기도 합니다. 사실 드리프트는 장식에 불과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왜 최고의 히로인 '주희'를 전면 광고에 걸지 않았는지 의문이 든다. 아마 직업이 레이싱 모델이 아니라서 그런가봅니다.

드리프트 걸즈의 게임은 크게 두 가지 파트로 나뉩니다. 하나는 스트리트 레이싱을 통해 돈과 파츠를 모으는 과정, 정해진 구간에서 버튼만 제 때 눌러주면 되는 구조이기에 레이싱 게임의 긴장감보다는 리듬 게임의 스타일과 크게 닮았습니다. 속칭 노가다성 플레이에 맞춰 열심히 거리에서 뺑뺑이를 돌고 나면 지갑이 두둑해집니다. 대충 이런 게임입니다만, 사실 레이싱은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 게임은 데이트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베스킨라빈스 31을 넘어서는 38명의 히로인과 데이트를 하는데 쓴다. 요즘 아이돌 전략처럼 ‘이 중에 네 취향 하나는 있겠지’ 식의 융단폭격이랄지, 특히 각 히로인은 저마다의 능력치를 가지고 게임 속 주인공을 돕습니다. 조수석에 태우면 자동차의 특정 성능이 오르는 방식으로, 호감도가 오를 수록 성능도 따라 오릅니다. 데이트를 해야 할 이유입니다. 나의 마음을 훔친 은행원 그녀, 심장박동수 증가 및 일시적인 지능 향상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기적의 멘트를 시전하시었습니다. 정말 단순한 방식인데, 다양한 히로인을 더하고, 이를 뒷받침할 훌륭한 성우들을 대거 뽑아 게임 속 음성을 지원했다는 점을 높게 치고 싶습니다. 플레이어의 성적에 따라 격려와 질타를 하는 것도 인상적이지만, 부족한 점은 각 히로인의 데이트 코스 분량이 적다는 점인데, 스토리에서 히로인의 등장 부분을 더해 이를 보완했습니다. 등장 히로인들의 이벤트 CG를 모으는 노가다성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CG의 그림체가 달라 더욱 가치가 있었지만 단점도 많았습니다. 수익 창출을 위한 모바일 게임이다보니, 차의 성능을 높이려면 현질과 노가다 중 하나를 택해야 했습니다. 특히 운영 초반에는 차량 강화를 확률제로 맞춰 많은 차를 갈아 넣었어야 했습니다. 이후 경험치 누적제로 바꿔 노오오오오오력을 하면 차의 레벨을 올릴 수는 있었습니다.  새해 인사를 해주는 정겨운 히로인과 멋진 차고, 쩔어주는 애마까지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단점 중 하나는 운영 후반에 등장한 파츠 탈착 요금이었습니다. 게임 속 등장하는 코스의 개성에 따라 차을 셋업하고 달려야 하는데, 문제는 차량에 성능 향상 부품을 붙이고 떼는 데도 게임 머니가 들어가게 바뀌었던 것입니다.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면 문제삼을 이유는 없다만, 이건 가볍게 즐기는 모바일 게임입니다. 정이 확 떨어진 이유입니다.  

게이머들이 기대했던 것은 한 대의 차를 공들여 최고 레벨로 키우기도 어려웠고 상황에 따라 바꿀 파츠를 만드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파츠 탈착비를 비싸게 매긴다는 건 여러 차종의 레벨을 높여 상황에 따라 바꿔 타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최고 등급(6성)급 차량을 만드는 과정의 기나긴 노가다를 생각해보면,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서로 다른 차를 재료로 사용할 때 등장하는 차는 랜덤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난 게임 서비스 종료 때까지 드리프트 걸즈를 했다. 게임 속 등장하는 히로인과 더욱 깊은 관계를 만드는 ‘한계 돌파’란 콘텐츠에 빠져서 열심히 게임을 했습니다. 이쯤 되면 이게 레이싱 게임인지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인지 헷갈릴 정도긴 하지만, 그래도 2년 좀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즐길 수 있었던 건 게임속 히로인 ‘주희’ 덕분이었습니다.  뭔가 챙겨주고 싶은 생각이 드는 아가씨야 말로 진짜 고단수라는데, 게임에선 그런 거 없습니다. 그냥 최고다 위 사진은 첫 히로인을 선택하는 화면입니다. 뒤에 자신감 없이 서 있는 아가씨가 안쓰러워 보여 선택했는데, 드리프트 걸즈와 함께 한 2년 중 가장 올바른 결정이었습니다. 게임 속 캐릭터라지만, 어쩜 이렇게 말을 상냥하고 예쁘게 하는지, 2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드리프트 걸즈가 종종 그리워지는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생각해보니 게임 속 노가다 요소가 많았던 것은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상을 버티면서 노오오오오력을 해야 사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려는 제작진의 숭고한 의도였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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